![]() 서귀포시 대천동 주무관 현지연 |
주민의 입장에서는 원하는 답을 해주는 공직자가 친절하고 좋은 공직자로 느껴질 수 있다. 그렇다면 행정은 언제나 원하는 답을 해주는 것이 좋은 행정일까?
청렴은 때로 ‘안 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데서 시작된다.
행정에는 지켜야 할 법과 기준이 있고, 그 기준은 누구에게나 같아야 한다. 나와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서 한 번 더 봐주거나, 부탁하는 사람이 간절하다는 이유로 원칙을 달리 적용한다면 당장은 편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 편의는 누군가에게는 불공정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공직자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친절이 아니라, 원칙을 지키면서도 그 이유를 성실하게 설명하는 자세다. “안 됩니다”라는 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왜 안 되는지 주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가능한 방법이 있다면 함께 찾아주는 것. 그것이 원칙과 배려가 함께하는 행정일 것이다.
주민에게도 쉽지 않은 순간일 것이다. 기대했던 답을 듣지 못하거나 행정의 기준이 때로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고 있구나’라는 믿음이 있다면 결과를 받아들이는 마음은 달라질 수 있다. 결국 공정함은 결과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느끼는 신뢰로 완성된다.
청렴은 거절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솔직하게 인정하고 바로잡는 것, 처리 과정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설명하고 개선하는 것 역시 청렴의 모습이다.
결국 주민이 원하는 행정은 언제나 ‘된다’고 말하는 행정이 아닐 것이다.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분명하게 설명하며, 그 과정에서 주민을 존중하는 행정일 것이다.
공직자에게 청렴은 때로 불편한 선택을 요구한다. 하지만 당장의 편안함보다 원칙을 선택할 때 행정에 대한 신뢰는 더욱 단단해진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안 됩니다’라고 말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면, 그 말을 두려워하기보다 그 말에 책임을 다해야겠다.
‘안 됩니다’라고 말하는 순간에도 주민을 존중하는 것. 즉 원칙을 지키는 단호함과 주민을 이해시키는 따뜻함.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청렴한 행정의 시작이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2026.08.13 (목) 1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