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숲을 ‘일상의 건강자원’으로 키워야 한다. 서귀포시 ‘평생숲돌봄’이 가야 할 다음 길
검색 입력폼
 
시사칼럼

이제 숲을 ‘일상의 건강자원’으로 키워야 한다. 서귀포시 ‘평생숲돌봄’이 가야 할 다음 길

서귀포시 산림휴양관리소 주무관 양은영

서귀포시 산림휴양관리소 주무관 양은영
[정보신문] 우리는 흔히 숲을 휴식과 치유의 공간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앞으로의 숲은 그보다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 숲을 시민의 평생 건강을 돌보는 일상의 건강자원으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서귀포시 산림휴양관리소의 ‘평생숲돌봄’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숲명상, 마음 챙김 걷기, 차담, 숲요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이 숲에서 몸과 마음을 돌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 사업을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확장하느냐이다. 핵심은 ‘평생’이라는 이름에 있다. 특정 연령층을 위한 단편적인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넘어 생애주기별 숲돌봄 체계로 발전해야 한다.

가장 먼저 주목할 분야가 숲태교다. 임신과 출산을 준비하는 예비 부모에게 숲은 좋은 쉼터이자 정서적 안정의 공간이 될 수 있다. 천천히 걷고, 호흡하고, 자연의 소리를 듣고, 부부가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 부모가 숲과 만나는 경험은 새로운 가족의 첫 번째 산림교육이 될 수 있다.

중·장년 남성을 위한 산림복지의 저변 확대도 필요하다. 중년 남성에게 ‘마음 치유’라는 말은 아직 낯설다. 그렇다면 접근법을 바꾸면 된다. 건강 걷기, 근력과 균형운동, 수면관리, 호흡, 스트레스 관리, 숲 속 대화와 차담처럼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치유받으러 숲에 간다’는 부담보다 ‘건강해지기 위해 숲을 찾는다’​는 인식이 먼저 자리 잡는다면 참여의 문턱은 훨씬 낮아질 것이다.

‘웰 에이징 건강숲’ 역시 이러한 흐름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다. 웰 에이징은 늙지 않는 것이 아니다. 나이 듦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도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적극적으로 돌보며 살아가는 것이다. 4년째 운영하고 있는 ‘웰 에이징 건강숲’은 회를 거듭할수록 참여율과 만족도가 100%에 이르는 등 시민들의 높은 관심과 호응을 확인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는가?”가 아니라 “참여한 사람이 다시 숲을 찾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이다. 지속가능한 산림복지는 일회성 체험에서 끝나지 않는다. 다시 숲을 찾게 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질 때 비로소 그 가치가 지속될 수 있다.

물론 숲 자체의 지속가능성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이용객을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숲의 수용력을 고려한 소규모·분산형 운영, 숲의 보전과 이용이 조화를 이루는 관리가 필요하다.

사람의 건강과 숲의 건강은 결코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숲이 건강해야 사람이 건강하고, 사람이 숲의 가치를 이해하고 돌볼 때 숲의 미래도 지켜진다. 서귀포가 가진 숲은 관광자원을 넘어 시민과 미래 세대가 함께 누려야 할 일상의 건강자원이다. 아이를 기다리는 부모부터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는 중·장년, 건강한 노년을 살아가는 어르신까지 누구나 자신의 삶의 단계에서 숲을 만날 수 있는 서귀포.

그것이 ‘평생숲돌봄’이 만들어가야 할 서귀포의 미래가 아닐까. 숲을 돌보는 일이 곧 사람을 돌보는 일이며, 사람을 돌보는 일이 결국 숲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