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하는 사람들과 청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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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호소하는 사람들과 청렴

서귀포시 교통행정과 최보연 주무관

서귀포시 교통행정과 최보연 주무관
[정보신문] 국가인권위원회의 메일아이디는 ‘호소’이다. 그 이유는 누구나 무엇이든 억울한 일이 있으면 호소할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정했다고 한다. 이 메일 아이디를 보며 호소하게 되는 상황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니 청렴(淸廉)과 연결이 된다.

청렴의 사전적 의미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이라 한다. 청렴이라는 기준을 통해 관행적 부패를 지양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그리하여 만들어진 청렴결백한 사회에서는 호소하는 일이 없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억울하지 않은 사람은 엇비슷한 이유로 억울하지 않지만, 억울한 사람들은 제각각의 이유로 모두 억울하다.”(최은숙, 「어떤 호소의 말들」창비 2022, 149면.)라는 글을 읽었다. 청렴의 관점에서도 마찬가지다.

억울하지 않은 누군가에게는 당연하다고 여기는 관행과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엇비슷한 이유가 쌓여 부정과 부패로 변하기도 한다. 동시에 다른 누군가에게는 억울함과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에게 편히 호소하라 하고, 그 호소를 섬세히 들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호소’라는 목소리를 잘 활용하면 법과 원칙을 준수하고 부패를 예방할 수 있다.

이 기고를 쓰며 나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본다. 나도 미처 호소해야 하는 상황 속에 괜히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 지나쳐 버린 순간이 있기도 했고, 누군가의 호소에 나의 일이 늘어난다는 생각이 먼저 들기도 했다.

이런 나를 반성하며 호소하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맞이해 보기도 한다. 우리 모두 제각각의 이유가 담긴 호소하는 사람들이다. 호소를 잘 활용하다 보면 청렴이라는 맑은 사회를 잘 빚어낼 수 있을 것이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