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교통행정과 오동현 주무관 |
그런데 그 글에서는 ‘부끄러울 치(恥)’와 관련하여 새로운 해석을 덧붙이고 있었다.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은 다른 누군가가 이야기하고 지적해서 생기는 감정이 아니라, 나 자신의 마음(心)의 소리에 귀 기울여(耳) 들으면서 생기는 감정이라 ‘부끄러울 치(恥)’라는 것이다.
두 가지 해석이 모두 재미있긴 하지만 공직에 있는 나로서는 두 번째 해석에 조금 더 마음이 기운다. 공무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인 청렴과 그 맥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청렴은 부끄러움을 아는 것에서 기인한다. 자신의 공직 생활을 끊임없이 성찰하고 반성하며 나 자신의 마음(心)의 소리에 귀 기울여(耳) 거리낌이 없을 때,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청렴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거리낌이 없다는 것. 누군가는 ‘심무가애(心無罣碍)’라 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내성불구(內省不疚)’라 할 것이다. 그 표현이 어찌 되었든 이는 곧 청렴의 다른 이름이다.
그 표현이 어찌 되었든 청렴하여 마음에 거리낌이 없다는 것은 근심하거나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청렴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많은 이야기가 있고 정부신뢰니 투명성이니 하는 멋들어진 표현들도 있지만 청렴은 결국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공직에 들어서던 첫 순간을 떠올려 본다. 많은 이들의 격려와 응원을 받으며 최소한 부끄러운 공무원은 되지 않겠다며 다짐하던 그 순간을 기억한다. 청렴을 통해 내 마음에 거리낌이 없고 근심하거나 두려워할 것이 없다면, 열반에 오르거나 군자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그 자체로 의미있는 공직 생활이 아니겠는가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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