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쯤이야’ 없는 행정, 청렴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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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이 정도쯤이야’ 없는 행정, 청렴의 시작

서귀포시 안덕면 주무관 박제연

서귀포시 안덕면 주무관 박제연
[정보신문] 공직생활을 하다 보면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민원 처리부터 예산 집행, 각종 사업 추진까지 크고 작은 판단이 매일 이어진다. 이때 가장 경계해야 할 생각이 바로 “이 정도쯤이야 괜찮겠지”라는 마음이다. 작은 예외가 반복되면 관행이 되고, 그 관행은 결국 행정에 대한 신뢰를 흔들 수 있다.

청렴이라고 하면 흔히 금품이나 향응을 받지 않는 것을 떠올리지만, 행정 현장에서의 청렴은 그보다 훨씬 넓다. 친분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업무 기준을 달리하지 않는 것, 정해진 절차를 지키는 것, 주민에게 필요한 정보를 투명하게 안내하고 맡은 업무를 책임 있게 처리하는 것 역시 모두 청렴의 중요한 모습이다.

특히, 주민과 가까운 곳에서 일하는 공직자에게는 더욱 세심한 자세가 필요하다. 같은 민원을 누구에게나 동일한 기준으로 처리하고, 처리하기 어려운 사항이라면 그 이유와 절차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주민은 공직자의 말과 행동, 민원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 행정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행정은 결과만큼 과정의 공정성도 중요하다. 업무 처리 과정이 불투명하거나 기준이 일관되지 않다면 주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따라서 공직자는 자신의 판단이 법과 원칙에 맞는지, 주민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지를 한 번 더 살펴봐야 한다.

“예전부터 이렇게 해왔다”, “이 정도는 괜찮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쌓이면 어느 순간 원칙과 기준이 흐려질 수 있다. 익숙한 업무일수록 다시 한번 돌아보고, 잘못된 관행이 있다면 바로잡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청렴한 공직사회는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작은 원칙을 지키고, 투명하게 업무를 처리할 때 만들어진다. 이러한 일상의 실천이 쌓일 때 청렴은 구호가 아닌 조직의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 정도쯤이야”를 “이것부터 제대로”로 바꾸는 작은 실천. 그것이 주민의 신뢰를 지키는 첫걸음이자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청렴의 모습일 것이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