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재지정, 동백동산이 보여준 생태관광의 길 자연을 지키는 주민들의 노력, 제주의 생태관광을 이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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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다섯 번째 재지정, 동백동산이 보여준 생태관광의 길 자연을 지키는 주민들의 노력, 제주의 생태관광을 이어가다

제주시 기후환경과 장혜진

제주시 기후환경과 장혜진
[정보신문] 제주의 숲에는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곳이 있다.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빛과 바람, 비가 내린 뒤 고요하게 물을 품는 습지. 조천읍 선흘1리의 동백동산에 들어서면 자연스럽게 걸음을 늦추게 된다.

동백동산이 국가 생태관광지역으로 5회 연속 지정됐다. 2013년 처음 지정된 이후 네 차례의 재지정을 거쳐 이번에도 관리·운영 성과 평가를 통과하며, 2028년까지 그 지위를 이어가게 됐다.

다섯 번의 지정이라는 숫자 뒤에는 오랜 시간 숲을 지켜온 주민들의 노력이 있다. 동백동산습지는 2011년 람사르습지로 등록될 만큼 국제적으로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선흘1리 주민들은 동백동산을 단순한 관광자원이 아닌 삶의 터전으로 여기며 생태해설과 환경교육, 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자연의 가치를 알리는 데 힘써왔다.

특히, 선흘1리는 자연을 많이 보여주는 것보다 자연을 오래 지키는 데 더 큰 가치를 두고 있다. 방문객이 숲과 습지를 충분히 느끼면서도 자연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이용 인원을 조절하고, 사회적협동조합 선흘곶을 중심으로 지역 주민들이 직접 생태관광을 운영하며 마을의 이야기를 전한다.

자연을 지키는 일과 지역의 삶이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에서 선흘1리의 생태관광을 더욱 특별하다. 이러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행정의 지원이 더해져 오늘의 동백동산을 만들어온 것이다.

이러한 생태관광의 길은 동백동산에만 머물지 않는다. 제주시에는 한경면 저지리와 구좌읍 평대리에서도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바탕으로 한 생태관광이 이어지고 있다. 저지리는 곶자왈과 오름을 품은 마을의 자연을, 평대리는 숲과 오름, 해안과 해녀문화가 어우러진 지역의 이야기를 생태관광으로 풀어내고 있다. 서로 다른 자연과 삶의 모습이 각자의 방식으로 제주 생태관광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생태관광은 단순히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관광과는 다르다. 한 사람 한사람이 숲의 소중함을 알고 돌아가고, 그 기억이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주민이 자연을 지키는 주체가 되고 관광의 혜택이 지역으로 돌아가는 것, 그것이 생태관광이 지향하는 모습일 것이다.

이번 재지정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앞으로도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운영하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자연을 직접 만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넓혀야 한다. 동시에 방문객 증가가 자연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숲과 습지를 현명하게 이용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동백동산을 걷다 보면 오래된 나무와 작은 습지 하나에도 오랜 시간이 쌓여 있음을 느낀다. 오늘 우리가 걷는 이 길을 다음 세대도 걸을 수 있도록 지키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자연을 보전하면서 지역의 삶도 함께 나아가는 생태관광의 길이 동백동산에서 오래도록 이어지길 바란다. 그 길을 주민과 행정, 그리고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함께 걸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