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이 울리기 전, 구급대원이 어르신 댁을 먼저 찾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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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렌이 울리기 전, 구급대원이 어르신 댁을 먼저 찾는 이유

강진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위 안경준

강진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위 안경준
[정보신문] 구급차 사이렌 소리와 함께 숱한 위급 현장을 누벼왔다. 구급대원으로서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일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이었지만, 화재 현장에서 다치신 분들을 이송할 때면 늘 가슴 한편이 무거웠다. ‘불이 나기 전에, 다치기 전에 미리 막을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지금 나는 강진소방서 생활안전순찰대 소속으로, 후배 대원과 함께 구급차가 아닌 순찰차를 타고 관내 어르신들의 댁을 찾고 있다. 사후 처치가 아닌 ‘사전 예방’을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것이다. 특히 건조하고 바람이 잦아 작은 불씨도 대형 화재로 번지기 쉬운 봄철이 오면, 우리 순찰대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진다.

거동이 불편하신 독거노인을 비롯한 화재취약계층에게 봄철 화재는 생존과 직결되는 치명적인 위협이다. 이에 우리 생활안전순찰대는 화재가 발생하기 전, 어르신들의 댁을 직접 찾아가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주택안전점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낡은 전기 배선과 가스 누출 여부를 살피고, 초기 대피에 필수적인 주택용 소방시설(단독경보형 감지기, 소화기)을 무상으로 설치해 드리는 것이 주된 업무다.

구급대원으로서의 경험은 이 주택안전점검 현장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단순히 안전 시설만 점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혈압이나 혈당 등 어르신들의 기본적인 건강 상태까지 함께 챙겨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후배와 함께 집안 구석구석의 화재 위험을 살핀 뒤, 어르신들의 거친 손을 잡고 건강과 안부를 묻는 시간. “소방관들이 집까지 와서 안전도 챙겨주고 건강도 봐주니 참말로 든든하오”라며 활짝 웃으시는 모습을 볼 때면, 구급 현장에서 생명을 구했을 때 못지않은 깊은 보람을 느낀다.

수많은 현장을 경험하며 깨달은 진리가 하나 있다. 진정한 구조와 구급은 사고가 발생하기 전, 미리 위험을 차단하는 ‘예방’에서 완성된다는 것이다.

화재 예방은 소방서의 노력만으로는 결코 완성될 수 없다. 군민 여러분께서도 봄철을 맞아 내 집 주변의 화재 위험 요소를 점검하고, 주변에 홀로 지내시는 이웃 어르신들께 따뜻한 관심을 기울여 주시기를 당부드린다.

올봄에도 강진소방서 생활안전순찰대는 사이렌이 울리기 전 가장 먼저 군민의 곁으로 다가가, 단 한 명의 다치는 사람도 없는 안전하고 따뜻한 강진군을 만들기 위해 묵묵히 걸음을 내디딜 것이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