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창 위에 비친 쓰레기와 청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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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깨진 유리창 위에 비친 쓰레기와 청렴

서귀포시 생활환경과 주무관 고경대

서귀포시 생활환경과 주무관 고경대
[정보신문] 사업장폐기물 업무를 하다 보면 늘 드는 생각이 있다. 폐기물은 배출되는 순간보다 처리하는 과정이 훨씬 더 어렵다는 점이다. 버리는 일은 잠깐이지만, 그 뒤를 수습하고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데에는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 비용이 든다.

이런 모습은 일상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길가나 한쪽 구석에 쓰레기가 한두 개 버려져 있을 때는 대수롭지 않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대로 방치된 자리는 금세 더 많은 쓰레기가 쌓이는 장소가 된다. 사소한 무질서를 그대로 두면 더 큰 무질서로 이어진다는 이른바 ‘깨진 유리창 이론’과도 닮아 있다. 작은 방치가 반복되면 결국 더 큰 정리와 더 큰 수습이 필요해진다.

나는 이 점이 청렴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공직에서의 잘못도 처음에는 사소한 편의나 작은 소홀함에서 시작될 수 있다. 절차 하나를 가볍게 여기고, 원칙보다 익숙함을 앞세우는 일이 쌓이면 결국 조직의 신뢰를 흔드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처음부터 기준과 절차를 지키면 다소 번거롭더라도 뒤에 남는 문제를 줄일 수 있다.

사업장폐기물 업무는 특히 전 과정의 책임이 중요하다. 폐기물은 눈앞에서 치워졌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보관, 운반, 처리까지 적정한 절차가 진행되고 사업 추진이 이뤄져야 비로소 마무리된다. 어느 한 단계라도 소홀하면 환경을 해칠 뿐 아니라 행정의 신뢰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그래서 담당자는 편의보다 원칙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확인할 것은 확인하고, 지킬 것은 지키는 태도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청렴은 거창한 구호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남들이 보지 않는 과정까지 성실히 살피고, 작은 문제를 가볍게 넘기지 않으며, 맡은 일을 끝까지 책임 있게 처리하는 데서 출발한다. 어지르는 일보다 치우는 일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바르게 처리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더욱 깊이 새기게 된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