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시 서부보건소 방문간호팀장 강경임 |
최근 상담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봄이 오는데도 본인은 무기력하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오히려 겨울보다 평소 즐기던 산책은 줄고, 가족과의 연락도 점점 뜸해졌다고 한다.
봄은 새로운 시작의 계절이지만, 노인에게는 변화와 일상 적응이 마음과 몸 모두에 작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특히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노인 우울감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여러 심리학 연구에서 사회적 지지나 가족·지역사회 연결망이 부족할수록 우울감이 높아지고, 외로움이 노인 우울감 증가의 중요한 예측인자로 나타났다.
환경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거주 환경의 질, 자연과 접촉하는 시간, 일상 속 활동 기회는 노인의 정서적 안녕감에 큰 영향을 미친다. 좋은 주변 환경과 활발한 외부 활동은 우울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며, 계절성 기분 변화 역시 노인에게서 관찰된다. 햇빛의 양과 계절의 흐름이 마음에도 작은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처럼 일상과 환경의 변화가 겹치면 우울감과 무기력감을 느끼는 노인이 늘어난다. 특히 독거 노인이나 사회적 지지가 부족한 노인층에서는 위험이 더 크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드는 국내 현실에서, 노인의 정신건강 문제와 자살률은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다뤄지고 있다.
하지만 작은 관심은 큰 힘이 된다. “오늘 기분은 어떠세요?”라는 한마디, 평소와 다른 행동을 살펴보는 따뜻한 시선, 필요할 때 보건소나 가족·돌봄 담당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동은 누군가의 삶을 지킬 수 있다. 서귀포시 정신건강복지센터와 1393 자살예방 상담전화는 언제든 도움을 줄 준비가 되어 있다.
꽃샘추위 속에서도 봄꽃이 피듯, 마음도 작은 손길과 관심으로 피어날 수 있다. 화창한 날씨를 즐기면서, 주변 어르신들의 마음에도 눈길을 돌려 보자. 계절의 변화처럼 우리의 관심도 누군가의 마음 속에 스며들어, 조용하지만 깊은 힘이 되어 준다.
이번 봄, 한 번 더 귀 기울이는 봄이 되기를 바란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2026.03.22 (일) 19: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