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 속 마음에도 봄을”

서귀포시 서부보건소 방문간호팀장 강경임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2026년 03월 14일(토) 18:16
서귀포시 서부보건소 방문간호팀장 강경임
[정보신문] 제주의 3월은 햇살이 따뜻하고 화창하지만, 바람 한 줄기만 스쳐도 피부가 시릴 정도로 꽃샘추위가 찾아온다. 사람의 마음도 이와 비슷하다. 겉으로는 밝게 빛나 보여도, 겨울 내내 쌓인 외로움과 불안이 마음속에 남아 있어, 봄이 찾아와도 쉽게 녹아내리지 않는다.

최근 상담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봄이 오는데도 본인은 무기력하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오히려 겨울보다 평소 즐기던 산책은 줄고, 가족과의 연락도 점점 뜸해졌다고 한다.

봄은 새로운 시작의 계절이지만, 노인에게는 변화와 일상 적응이 마음과 몸 모두에 작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특히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노인 우울감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여러 심리학 연구에서 사회적 지지나 가족·지역사회 연결망이 부족할수록 우울감이 높아지고, 외로움이 노인 우울감 증가의 중요한 예측인자로 나타났다.

환경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거주 환경의 질, 자연과 접촉하는 시간, 일상 속 활동 기회는 노인의 정서적 안녕감에 큰 영향을 미친다. 좋은 주변 환경과 활발한 외부 활동은 우울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며, 계절성 기분 변화 역시 노인에게서 관찰된다. 햇빛의 양과 계절의 흐름이 마음에도 작은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처럼 일상과 환경의 변화가 겹치면 우울감과 무기력감을 느끼는 노인이 늘어난다. 특히 독거 노인이나 사회적 지지가 부족한 노인층에서는 위험이 더 크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드는 국내 현실에서, 노인의 정신건강 문제와 자살률은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다뤄지고 있다.

하지만 작은 관심은 큰 힘이 된다. “오늘 기분은 어떠세요?”라는 한마디, 평소와 다른 행동을 살펴보는 따뜻한 시선, 필요할 때 보건소나 가족·돌봄 담당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동은 누군가의 삶을 지킬 수 있다. 서귀포시 정신건강복지센터와 1393 자살예방 상담전화는 언제든 도움을 줄 준비가 되어 있다.

꽃샘추위 속에서도 봄꽃이 피듯, 마음도 작은 손길과 관심으로 피어날 수 있다. 화창한 날씨를 즐기면서, 주변 어르신들의 마음에도 눈길을 돌려 보자. 계절의 변화처럼 우리의 관심도 누군가의 마음 속에 스며들어, 조용하지만 깊은 힘이 되어 준다.

이번 봄, 한 번 더 귀 기울이는 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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