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시 경제소상공인과 지역경제팀장 정경숙 |
처음엔 지출이 늘까 봐 걱정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온라인의 ‘지나치게 편리한 결제 시스템’이 오히려 불필요한 충동구매를 부추겼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게다가 매주 재활용하느라 힘들게 하던 과도한 보냉제와 포장재로부터 자유로워졌다.
물론 온라인 소비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다. 팬데믹 이후 비대면 선호와 고도화된 배송 시스템은 우리 소비의 축을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놓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중 음식료품과 의류가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하지만 편리함의 이면에는 지역의 자본이 수도권으로 유출되고 우리 곁의 이웃인 지역 상권이 위축되는 아픈 현실이 있다.
흥미로운 점은 온라인 소비가 오프라인을 단순히 잠식하기만 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국은행 ‘BOK 이슈노트’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으로 절약된 시간이 오히려 헬스장, 카페, 피부관리 등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는 ‘시간집약적 서비스’ 소비를 늘린다고 한다. 이는 우리가 오프라인 상권만이 줄 수 있는 ‘경험의 가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잘 보여준다.
이에 제주시에서는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온라인 클릭 대신 오프라인 소비를 촉진하는 ‘지역상권 소비 심백(心百)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어로 경쟁을 뜻하는 ‘심백’을 ‘마음(心)을 가득(百) 담는다’는 의미로 재해석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마음을 모으자는 취지다.
지난 2월 민속오일시장에서 시작된 이 캠페인은 공직자와 시민들이 함께하고 있다. “영수증이 길어질수록 우리 동네가 웃는다”는 슬로건 아래, 소비의 흔적을 눈으로 확인하는 ‘영수증 잇기’가 한창이다. 필자의 가족들 역시 매일 영수증을 모아오며 이 즐거운 불편함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이번 캠페인은 데이터에 기반해 더욱 정교하게 진행된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상대적으로 소비가 저조한 용담1동, 봉개동, 한경면 등을 집중 이용 구역으로 정하고, 매출이 저조한 전통시장과 골목상점가를 중심으로 전 공직자가 계획적인 지역 소비를 이어가고 있다.
얼마 전 행사 후 들른 골목형상점가의 한 식당이 기억에 남는다. 우연히 찾은 곳에서, 정성 가득한 음식과 따뜻한 환대에 ‘다시 찾고 싶은 나만의 맛집’을 발견했다는 큰 기쁨을 얻었다. 이는 화면 속 클릭만으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오프라인 소비만의 매력이다.
시민 여러분께 제안하고 싶다. 소비 습관을 조금만 바꿔보자. 온라인 소비를 자제하고 동네 가게로 발길을 돌리는 것, 그것은 우리 이웃인 소상공인에게는 가장 큰 응원이 되고 환경을 지키는 탄소중립 실천이 된다.
시민 한 분 한 분의 선택이 모이면 지역경제의 온도는 달라진다. 조금은 번거롭더라도 동네 가게를 한 번 더 방문하고, 대형마트 대신 전통시장의 활기를 느껴보시길 권한다. 우리가 ‘따뜻한 소비자’가 될 때, 제주시의 골목상권에는 진정한 웃음꽃이 피어날 것이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2026.03.23 (월) 14: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