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보조금, ‘지원’이 아닌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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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농업보조금, ‘지원’이 아닌 ‘책임’이다

제주시 감귤유통과 농산물유통팀장 이행주

제주시 감귤유통과 농산물유통팀장 이행주
[정보신문] 해마다 1월이면 농업보조사업 공모가 시작된다. 부서 자체 검토와 조정, 그리고 지방보조금위원회 심의를 거쳐 대상자 선정과 교부결정이 이뤄지면서 사업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절차만 보면 익숙한 연례행사처럼 보이지만, 지원을 받는 순간 책임도 함께 시작된다.

농업보조금은 개인을 위한 지원금이 아니라 공공재원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재원이 지역 농업의 경쟁력 강화와 1차 산업 기반 확충이라는 목적 아래 투입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선정의 공정성만큼이나 집행의 적정성과 사후관리의 엄정성이 중요하다.

보조금은 교부결정 내용과 조건에 따라 목적과 범위 안에서 사용되어야 한다. 사업계획에 없는 용도로 집행하거나, 사업비를 임의로 사용하는 행위, 사전 승인 없이 사업내용을 변경하는 행위는 명백한 위반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착오가 아니라 공적 자금의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이다. 위반 시 보조금 환수는 물론 제재부가금 부과, 향후 사업 참여 제한 등 엄중한 조치가 뒤따른다.

회계 관리 또한 기본이다. 전용통장과 전용카드를 통한 집행, 증빙자료와 기한 내 정산보고서 제출, 일정 규모 이상 사업에 대한 감사보고 의무 등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다. “그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전체 농업인에 대한 사회적 불신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보조사업의 성공 여부는 결국 ‘규정에 대한 이해와 준수’에 달려 있다. 보조금은 권리가 아니라 책임이 따르는 제도이다. 신청 단계에서부터 사업계획을 면밀히 검토하고, 집행 과정에서는 관련 규정을 충분히 숙지하는 능동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농가 또는 생산자단체 등 보조사업자가 스스로 원칙을 지키고 투명하게 보조금을 집행할 때, 사회는 농업을 신뢰하고 더 큰 지원과 제도 개선을 논의할 수 있다.

농업보조금은 지역 농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다. 그 취지를 살리는 길은 오직 투명한 집행과 철저한 규정 준수이다. 보조사업자 모두가 규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책임 있게 사업을 수행할 때, 비로소 신뢰받는 보조금 제도와 지속 가능한 농업 기반이 함께 자리 잡을 것이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