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유재영 |
불꽃놀이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는 중요한 기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화려한 장관 뒤에는 간과해서는 안 될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불꽃이 터지는 순간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초미세먼지(PM2.5)와 각종 유해물질은 국민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연구에 따르면 불꽃놀이 직후 인근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평상시보다 두세 배 이상 치솟는다.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중금속 성분은 대기 질을 악화시키며, 호흡기 질환이나 심혈관 질환을 앓는 국민에게는 치명적이다. 특히 어린이와 노인, 만성질환자 같은 취약계층은 더 큰 피해를 입는다. 국민이 행복을 누리기 위해 모인 축제가 도리어 건강을 해치는 역설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그렇다고 불꽃놀이를 무작정 포기할 수는 없다. 불꽃놀이는 이미 하나의 문화적 관습이자 관광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과제는 분명하다. 국민의 행복을 지키면서도 건강을 해치지 않는 길, 즉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길을 찾는 것이다.
첫째, 무엇보다 친환경 불꽃 소재 개발과 보급이 시급하다. 전통적인 폭죽 화약은 연기와 분진을 다량 배출한다. 중금속 성분이 연소되면서 대기와 수질을 오염시키는 문제도 심각하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저연기·저분진 화약과 무해한 금속염 소재의 개발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일본과 독일 등은 이미 친환경 불꽃 소재를 연구·상용화하며 대체를 시도하고 있다. 우리 역시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국민 건강형 불꽃놀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바탕으로 법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문화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
둘째, 드론 라이트쇼와 레이저쇼의 적극적인 대체 도입도 필요하다. 이미 싱가포르, 중국, 유럽 주요 도시에서는 수천 대의 드론이 밤하늘을 수놓는 장관을 선보이고 있다. 초미세먼지 배출이 전혀 없고, 창의적인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드론 쇼는 불꽃놀이를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다. 불꽃과 드론을 적절히 병행한다면, 국민은 감동을 잃지 않으면서도 환경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셋째, 새로운 운영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처럼 한 지역에서 수십 분간 불꽃을 집중 발사하면 대기 질은 순식간에 악화된다. 여러 지역에서 짧고 강렬하게 나누어 발사한다면 미세먼지 누적을 완화할 수 있다. 또, 불꽃놀이 전후의 대기질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국민에게 공개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취약계층에게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보호 공간을 운영하는 등 맞춤형 안전 대책도 뒤따라야 한다.
넷째, 잔해물 관리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불꽃놀이 후 하천과 호수에 떨어지는 파편과 금속 잔해는 수질을 오염시키며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축제가 끝난 직후 청소와 수거 작업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수중 청소 장비를 동원해 환경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불꽃놀이가 끝난 자리까지 깨끗하게 정리될 때 비로소 진정한 축제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민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 불꽃놀이의 화려함만 즐기던 시대에서 이제는 그 이면의 환경과 건강 문제까지 함께 고민하는 사회적 성숙이 필요하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이 협력해 ‘친환경 불꽃놀이 인증제’를 도입하고, 친환경 기술을 적용한 축제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국민은 환경을 지키는 축제에 참여한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고, 이는 오히려 더 큰 감동으로 이어질 것이다.
불꽃놀이는 국민의 정서와 행복을 상징하는 문화다. 그러나 건강을 해치는 방식이라면 그 즐거움은 결국 빛을 잃는다. 행복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는 불꽃놀이는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 친환경 기술과 과학적 관리, 그리고 국민적 공감대가 결합될 때 가능하다.
국민의 건강을 해치지 않는 축제, 그것이 불꽃놀이가 나아가야 할 길이다. 불꽃의 찰나적 아름다움이 아니라, 건강과 환경까지 아우르는 지속 가능한 축제만이 미래 세대에게 진정한 대한민국 유산으로 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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