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 공정함과 따뜻함의 균형
검색 입력폼
 
시사칼럼

청렴, 공정함과 따뜻함의 균형

서귀포시 대륜동 주무관 오수민

서귀포시 대륜동 주무관 오수민
[정보신문] 공무원은 흔히 보수적이고 융통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곤 한다. 민원 처리 과정에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민원인들로부터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쓴소리를 듣게 된다.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순간의 감정에 휩쓸려 원칙을 저버린다면 결국 더 큰 갈등을 초래할 것이다.

이처럼 공직자의 자세는 원칙과 감정 사이에서 균형을 요구한다.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사사로운 편견이나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업무에 임하는 태도이다. 우리는 이러한 태도를 ‘청렴’이라 부른다. 그러나 때로는 이러한 원칙 준수가 민원인을 배려하지 않는 것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바로 그럴 때일수록 청렴의 본질을 되새기며, 원칙과 감정 사이의 균형을 고민해야 한다.

매년 청렴 교육을 받고, 청렴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에 참여하고 있지만, 나는 과연 진심으로 청렴을 실천하고 있을까? 반복되는 청렴교육 속에서 청렴이라는 가치가 단순히 성과지표로 전락해 버린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청렴은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공직자로서의 신념과 태도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결국 행정에 대한 신뢰는 공직자가 청렴을 어떻게 이해하고 실천하느냐에 달려 있다.

청렴은 단순히 개인의 부패를 막는 수단이 아니라 조직의 품격을 높이고 공동체의 신뢰를 쌓는 기반이다. 때로는 규정이 불합리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모두에게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결국은 행정의 공정성과 신뢰를 높이는 길이다. 중요한 것은 흔들림 없는 기준을 지키면서도 민원인을 향한 따뜻한 태도를 잃지 않는 것이다. 원칙을 지키되, 그 원칙이 사람을 위한 것임을 잊지 않는 태도야말로 공직자가 가져야 할 균형감각이다.

결국 청렴은 단순히 규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존중하면서도 원칙을 지키는 공정함과 따뜻함의 균형이다. 이 점을 늘 마음에 새기며 신뢰를 쌓는 청렴을 꾸준히 실천해 나가야겠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