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한 행정, 클린하우스에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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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한 행정, 클린하우스에 담다

서귀포시 생활환경과 환경시설관리팀장 김현석

서귀포시 생활환경과 환경시설관리팀장 김현석
[정보신문] 제주도를 걷다 보면 클린하우스라는 독특한 쓰레기 배출장이 눈에 띈다. 지정된 시간, 정해진 장소, 정리된 분류표. 하우스 안에는 가연성, 불연성, 음식물 쓰레기 등이 깔끔하게 분리돼 있다. 도시의 청결은 작은 습관과 철저한 규칙에서 시작된다.

행정도 마찬가지다. 공직 윤리 역시 생활 속 쓰레기 분류처럼 잘못된 행위와 유혹을 제때 분리배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패와 불신이라는 악취가 스며든다.

불친절, 무성의 – 즉시 태워 없앨 가연성 쓰레기다. 불친절은 시민 마음에 작은 불씨를 남긴다. 한번 붙은 불은 금세 번져 행정 전반의 신뢰를 태운다. 친절과 공감으로 다시 채워야 한다. 시민 목소리를 진심으로 들어야 한다.

횡령, 유용 – 특별 처리 대상 유해폐기물이다. 공금, 예산, 물품 등을 사적으로 쓰는 행위는 단순히 태운다고 끝나지 않는다. 독성을 띤 유해폐기물처럼 법적 처벌과 내부의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공직 전체 명예를 훼손한다. 재발 방지 시스템과 투명한 회계 절차가 병행되어야 한다.

직권남용 – 단단히 굳어버린 불연성 쓰레기다. 한 번 자리 잡으면 웬만한 불로도 사라지지 않는다. 처리하기 위해서는 구조 자체를 뜯어내야 한다. 제도 개선, 권한 분산, 절차의 투명화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

허위 보고·은폐 – 시간이 지날수록 썩어가는 음식물 쓰레기다. 방치하면 악취는 공직사회 전체에 번진다. 잘못을 덮는 대신 즉시 공개하고, 투명하게 처리하는 절차가 마련되어야 한다. 교훈으로 퇴비화하여 재발 방지 교육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클린하우스가 쓰레기를 모아 버리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처리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직사회도 마찬가지다. 잘못도 성격에 따라 분류 처리해야 한다. 태워야 할 것은 태우고, 구조를 바꿔야 할 것은 뜯어내고, 교훈으로 할 것은 자원화하여 다시 써야 한다.

깨끗한 도시는 시민을 기분 좋게 하고 청렴은 시민을 안심시킨다. 도시를 청소하듯 행정도 지속해서 청소해야 한다. 청렴은 최고의 재활용이며 과거의 실수를 미래의 자원으로 바꾼다. 분리배출 식 공직자 윤리 관리는 공직과 시민사회를 맑게 유지할 것이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