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시 공원녹지과 주무관 하석교 |
특히나 ‘정원’은 화가들에게 창작과 위로의 공간이었다. 클로드 모네는 수련을 심어 가꾼 정원에서 눈이 멀기 직전까지 수백 점의 걸작을 그려냈다. 해바라기, 아몬드나무 그림으로 유명한 빈센트 반 고흐는 자기만의 정원을 갖지는 못했지만, 정신병원에 머무는 동안 1헥타르 남짓의 작은 정원에서 영감을 받아 보라색 아이리스와 봄꽃을 피운 관목을 그리기 시작해 많은 작품을 남겼다.
정원은 단순한 조경의 결과물이 아닌, 삶의 태도와 철학이 담긴 공간이다. 정원 속에 삶이 있고, 삶 속에 정원이 있다. 서귀포시는 예부터 풍부한 생태 자원들이 만들어내는 풍경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왔다. 올해 10회를 맞이하여 보라매공원에서 개최 중인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서 선보인 서귀포시 정원은 제주 천혜의 자연환경과 생태 자원을 서울 도심 속에도 옮겨 놓았다.
서귀포시 정원은 람사르습지인 1100고지 습지를 재현한 ‘빗물정원’, 양치식물 및 사초류 등을 배치하여 곶자왈의 생태환경을 연출한 ‘그늘정원’, 제주 오름을 모티브로 자연의 야생성과 계절감을 나타낸 ‘초지정원’ 이렇게 3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여유를 즐길 뿐만 아니라 모네가 그러했듯 나만의 정원을 가꾸는 상상을 하며, 정원이란 자연과 사람이 어울리며 공존하는 삶의 무대임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서울에서 만난 서귀포시 정원이 방문객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듯이, 서귀포시에도 일상 속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창의적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는 우리 고유의 정원 문화가 널리 확산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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