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문학학교, 제주양로원 찾아 어르신들의 삶을 ‘문학’으로 기록 |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문학학교가 주관하는 ‘도민문학학교’ 사업의 일환으로 제주양로원을 찾아 ‘찾아가는 문학교실(도평동)-나도 작가가 될 수 있다’를 운영했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그동안 지역별 생활권을 중심으로 진행해온 찾아가는 문학교실이 처음으로 기관을 직접 찾아가 운영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동이나 외부 프로그램 참여가 쉽지 않은 고령의 어르신들에게 직접 문학을 접하고 자신의 삶을 글로 기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의는 박재형 작가가 맡았다. 수업은 문학에 관한 이론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 어르신들이 평생 살아오며 간직해온 기억과 경험을 직접 꺼내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처음에는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해하던 어르신들도 수업이 이어지면서 어린 시절의 기억과 가족, 고향, 살아오며 겪었던 크고 작은 사건들을 하나씩 글로 옮기기 시작했다.
특히 고령의 참여자들이 오랜 기억을 더듬어가며 직접 한 글자 한 글자 손으로 자신의 삶을 써 내려갔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잘 다듬어진 문장을 만드는 데 목적을 두기보다 자신이 살아온 시간을 자신의 말과 시선으로 기록하도록 수업을 진행했다.
후반부에는 어르신들이 직접 작성한 원고를 토대로 개별 첨삭도 이뤄졌다. 단순히 사건을 시간순으로 나열하는 데서 벗어나 당시 바라본 풍경과 사람, 말과 행동, 감정 등을 구체적으로 되살려 ‘나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로 발전시키는 과정을 함께했다.
이번 과정에서 완성한 원고는 추가적인 퇴고와 정리를 거쳐 ‘제주문학학교 2026 작품집’에도 수록할 예정이다. 수업에서 한 번 글을 써보는 데 그치지 않고, 한 사람의 생애와 기억을 한 편의 작품으로 남기게 된다.
제주문학학교는 제주특별자치도의 도민문학학교 사업을 통해 도민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문학 창작교육과 문학 향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도내에서 유일하게 문학 전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축적한 경험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과 연령, 참여 대상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시, 소설, 수필, 아동문학 등 각 분야의 전문 작가와 문학인들이 강사와 멘토로 참여하고 있으며, 제주문학학교가 축적해온 전문 인력과 교육 경험은 제주문학관을 벗어나 도민들의 생활 현장으로 문학교육의 영역을 넓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제주문학학교는 이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작가 양성을 위한 심화 창작교육뿐 아니라 문학을 쉽게 접하기 어려운 도민들을 직접 찾아가는 프로그램도 함께 확대하고 있다. 올해 역시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읍·면·동 곳곳에서 지역별 찾아가는 문학교실을 진행하며 도민들의 문학 향유 기회를 넓히고 있다.
제주문학학교 안상근 운영위원장은 “문학을 배우기 위해 누군가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뿐만 아니라 문학이 필요한 곳이라면 직접 찾아가는 것도 제주문학학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제주양로원 수업에서 어르신들이 자신의 삶을 기억하며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가는 모습을 통해 누구에게나 기록할 가치가 있는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제주문학학교가 전문 문학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쌓아온 경험과 지역 문학인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제주 곳곳을 찾아가 연령이나 지역, 환경에 관계없이 도민 누구나 문학을 배우고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남재옥 기자 jbnews24@naver.com
2026.08.13 (목) 19: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