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고려인마을 법률지원단, 광주이주 고려인동포 권익 보호 앞장/사진=고려인마을 제공 |
낯선 조상의 땅을 살아가는 고려인동포들에게 법은 종종 멀고 낯선 존재로 느껴진다. 언어 장벽,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 비용 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고려인마을에서는 그 거리가 조금씩 좁혀지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을 이끄는 주체는 고려인법률지원단이다. 2017년 8월, 광주YMCA 시민권익변호인단이 중심이 되어 발족한 이 지원단은 초대 단장으로 강행옥 변호사를 선임하고 본격적인 법률 지원에 나섰다.
주요 상담은 교통사고, 출입국 문제, 임금 체불, 민사 분쟁, 사고·범죄 피해 등 고려인 동포들이 실생활에서 겪는 다양한 법적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송비용 부담으로 법적 도움을 받기 어려운 동포들을 위해 광주YMCA 기금을 활용한 소송 구조 활동도 함께 이루어진다. 이런 노력의 결과 상담건수가 1,000건을 돌파했다.
현재 고려인법률지원단은 20여 명의 변호사와 노무사로 구성되어 매주 월요일 고려인마을을 찾아 자발적으로 무료 법률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단순한 법률 지원을 넘어, 공감과 연대의 실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상담에는 한국어에 능숙한 고려인동포들이 통역사들이 동참해 언어 장벽을 허물고 있다. 통역을 통해 전달되는 말은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동포들에게 모국어처럼 따뜻하게 다가가 오랜 시간 가슴에 담아두었던 억울함을 털어놓으며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다.
한 통역사는 “상담을 마친 후 눈물을 흘리는 분들이 많다”며 “혼자 감당하기 어려웠던 문제를 누군가 진심으로 들어주고 새로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준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고 전했다.
법률지원단 소속 한 변호사는 “우리는 단지 법률만 전하는 사람들이 아니다”며 “고려인동포들의 삶의 이야기를 함께 듣고, 때로는 함께 울고 웃는 존재이고 싶다”고 밝혔다.
이제 고려인마을법률지원단의 무료 법률상담은 단순한 법률 지원을 넘어, 낯선 조상의 땅을 살아가는 고려인동포들의 삶에 건네는 따뜻한 위로의 말이자 미래를 향한 희망의 언어가 되고 있다.
김금덕 기자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