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FC 이정효 감독, “우려를 기대로 만들겠다” |
올 시즌 광주FC에는 많은 변화가 있다. 마철준 수석코치 체제로 새 판을 짰고, ‘원클럽맨’ 이민기를 필두로 이강현·김진호가 새로운 주장단을 구성했다. 허율, 이희균, 정호연 등 ‘정효볼’ 핵심 멤버들의 대거 이탈도 있다.
변화의 시즌인 만큼 우려의 시선이 이정효 감독에게 쏠린다. 4번째 시즌을 앞둔 이정효 감독도 ‘걱정’을 이야기하지만 선수들과의 ‘성장’을 키워드로 해 “우려를 또 기대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이정효 감독은 다가오는 시즌에 대해 “직접 보시는 게 좋을 것 같다(웃음). 어떤 부분이 바뀌었는지 또 어떤 부분을 이정효 감독이 원하는지 경기장에 찾아와서 직관하시면 더 재밌지 않을까 싶다”며 “보고 안 바뀌었다고 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고, 관심 있게 몰입해서 보시는 분들은 이런 부분이 많이 바뀌었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고 예고했다.
올해 광주 선수단의 많은 변화에 대해 이정효 감독은 “허율, 이희균, 정호연 선수가 나갔다. 그래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축구 시스템이 있고 철학이 있다. 이제 또 새로운 선수를 잘 만들어야 한다”며 “선수들이 나를 너무 많이 믿는 것 같다(웃음). 시스템적으로 잘 되어 있어서 걱정도 되면서 기대도 된다. 우려를 또 기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기대되는 선수로 2007년생 김윤호와 3년 만에 복귀한 헤이스를 언급한 이정효 감독은 “김윤호가 운동, 공부를 많이 하고 온 것 같다. 2007년생인데 훈련 템포를 따라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선수를 좋게 타이르면서 끌고 갈 건지, 심하게 강하게 키울 건지 이런 부분을 잘 본다. 이희균은 정말 혹독하게 키웠다. 희균이랑 싸울 생각 하면서 강하게 키웠는데 윤호도 그렇게 키울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마인드가 상당히 좋다”고 말했다.
헤이스에 대해서는 “작년부터 헤이스를 영입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찾아봤다. 헤이스가 리더십이 있어서 아사니와 브루노를 잘 챙긴다”며 “기량적으로도 헤이스가 안정감이 있어서 팀에 도움이 되니까 선수들이 좋아한다”고 전했다.
오는 11일(화) ACLE 7차전(vs 산둥 타이산) 경기를 앞둔 이정효 감독은 “선수들하고 준비 잘해서 팬분들이 즐거워할 수 있게 하겠다”며 “경기장에 오시는 팬들이 우리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큰 힘이 된다. 올 시즌에도 운동장에 많이 찾아오셔서 선수들한테 큰 힘이 되어주시면 좋겠다”고 독려했다.
#아래는 이정효 감독과 일문일답 전문.
A 광주에서 또 다른 시즌을 앞두고 있다.
Q 동계 훈련 처음 시작할 때는 시간이 잘 안 간다. 동계 훈련 1~2주 정도 지날 때부터는 시간이 금방 가는 것 같다. 벌써 광주FC에서 4년 차다. 처음 부임했을 때 다들 내가 4년 동안 광주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아마 3개월, 6개월 만에 잘릴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광주라는 팀이 감독들한테는 힘든 곳이었다.
A 많은 이들이 의문의 시선을 가지고 지켜봤을 것 같다.
Q 사람들이 ‘얼마나 잘하나 보자’라는 시선으로 봤다. 그래서 더 오기가 생겼던 것 같다. 그리고 나에 대한 인식을 바꿔보자는 생각을 했다. 나 같은 사람이 성공해야 코치 생활 오래하고 경험이 많은 분들에 대한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 생각했다. 올해는 그런 분들한테도 기회를 주기 시작했다. 긍정적이라고 본다.
A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틀을 깬 지도자인데
Q 일단은 남들과 다르면 좋게 보진 않는다. 시기와 질투를 이겨내야 된다. 하지만 나는 한 번도 나 자신이 특별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노력을 많이 하는 사람이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그 노력이 본인이 생각하는 기준을 벗어나야 한다. 1배, 2배, 10배 이상 노력해야 남을 조금 앞서갈 수 있고 특별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A 노력이라는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는데.
Q 노력이 재능이라면 열심히 노력하지만 나뿐만 아니라 다들 열심히 한다. 선수들도 운동 열심히 하고, 코칭 스태프, 지원 스태프도 굉장히 잘 도와준다. 우리는 역할 분담이 있다. 내가 전술적인 부분하고 훈련 프로그램만 집중할 수 있게끔 다들 역할을 잘 해준다.
A ‘2025 정효볼’ 업그레이드된 부분은 무엇인가
Q 앞서 미디어에 너무 광범위하게 말한 것 같아서 올해는 이야기 안 하려고 한다. 직접 보시는 게 좋을 것 같다(웃음). 어떤 부분이 바뀌었는지 또 어떤 부분을 이정효 감독이 원하는지 경기장에 찾아와서 직관하시면 더 재밌지 않을까. 보고 안 바뀌었다고 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고, 관심 있게 몰입해서 보시는 분들은 이런 부분이 많이 바뀌었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A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템포를 이야기하던데
Q 맞다. 훈련 템포를 선수들이 매우 힘들어한다. 물 마시는 시간 외에는 운동장에서 설명을 그렇게 많이 안 한다. 미팅 때 이야기하고 바로바로 템포를 빨리 가져간다.
A 선수들이 뛰면서 고개들 시간도 없다고 하더라. 이것도 ‘재미있는 축구’를 위한 부분일 것 같은데
Q 선수들이 가끔 재미있다고 그러는데, 그건 잘못된 거라고 얘기를 한다. ‘너희들은 재미있으면 안 된다’고. 축구 안에서 경쟁하고 그 안에서 어떻게 압박을 풀 건지, 압박을 안 당할 건지, 어떻게 골을 넣을 건지를 계속 움직이면서 생각해야 되는데 ‘재미있다’ 이런 생각 하면 안 된다. 경기장 오시는 분들, TV로 경기를 보는 사람들이 재밌어야 한다. 선수들은 재밌을 시간이 어디 있나.
A 올해 많은 변화가 있어서 우려의 시선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선수단 분위기는 좋은데
Q 선수들이 나를 너무 많이 믿는 것 같다(웃음). 걱정된다. 걱정 안 될 수가 없다. 허율, 이희균, 정호연 선수가 나갔다. 그래도 가지고 있는 축구 시스템이 있고 철학이 있다. 이제 또 새로운 선수를 잘 만들어야 한다. 시스템적으로 잘 되어 있어서 걱정도 되면서 기대도 되면서 복합적이다. 우려를 또 기대로 만들어야 한다.
A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정말 강행군이었다.
Q 시간에 계속 쫓겼다. 미팅해야 하고 훈련해야 하고. 불안함이 있어서 훈련은 한 번도 안 빠지고 시간에 맞춰서 해야 하고, 외적인 구단 운영과 선수 이적 관련된 부분까지 신경 써야 하니까 진짜 힘들었다. ACL 원정도 가야 하고 시간에 쫓겼다. 올해도 일찍 시작하지만 16강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 ACL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ACL은 내심 기대했다. 상대가 무조건 이기려고 덤벼들 것이고, 준비가 잘 안되면 호되게 당할 것이라 생각했다. 광주라는 팀을 쉽게 볼 것이라고도 생각했다.
A 헤이스가 들어오면서 외국인 선수들 전체적인 분위기가 좋아졌는데
Q 작년부터 헤이스 영입 방법이 있을까 찾아봤다. 어떻게 보면 이건희도 좋은 팀에 간 것이고, 윈윈인 것 같다. 헤이스가 리더십이 있어서 아사니와 브루노 얼굴이 좋다. 기량적으로도 헤이스가 안정감이 있어서 팀에 도움이 되니까 선수들이 좋아한다.
A 지난해 가브리엘이라는 히트 상품도 있었다
Q 가브리엘은 분석 코치가 찾아서 추천했다. 어떻게 보면 흙 속의 진주다. 동계 때부터 하나하나씩 가르쳤다. 우리 분석팀에서 잘 찾아왔고, 선수도 노력했고, 우리도 잘 지도했다.
A 성장세가 눈에 띄는 선수는
Q 변준수, 김진호가 있다. 아쉽게 보내기는 했는데 정호연도 확실히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신창무도 좋아졌다. 22세 선수 중에는 김윤호가 운동, 공부 많이 하고 온 것 같다.
A 김윤호는 지난해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는데
Q 경기 끝나고 이렇게 할 거면 다시 고등학교 돌아가라고 했다. 이번에 준비를 많이 하고 온 것 같다. 2007년생인데 훈련 템포 따라가는 것 보고 깜짝 놀랐다. 선수를 좋게 타이르면서 끌고 갈 건지, 심하게 강하게 키울 건지 이런 부분을 잘 본다. 이희균은 정말 혹독하게 키웠다. 희균이랑 싸움할 생각 하면서 강하게 키웠는데 윤호도 그렇게 키울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마인드가 상당히 좋다.
A 새로 주장단을 구성했는데
Q 안영규는 팀의 최고참이라 자기 몸만들기도 바쁘다. 여유를 주자는 생각으로 주장직을 내려놓게 했다. 이민기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라, 중심을 잡아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이강현은 거친 면이 있다. 선수들이 안일하게 훈련하거나, 예의·태도적인 문제가 있으면 이야기한다. 용병들하고도 잘 싸운다. 당연히 모범도 보이기 때문에 강현이가 필요했다. 김진호는 업그레이드가 됐는데 리더십이 부족하다. 리더십을 키워주면 더 성장할 것이라 생각했다. 또 밑에 어린 선수들하고 잘 어울린다.
A 선수들 보면 감독한테 배우러 오는 느낌이다, 전술 훈련이 재미있다고 한다
Q 미팅하고 나면 선수들이 나를 보는 게 조금 달라지기는 한다. 그런데 나보고 배워야 되겠다가 아니라 운동장에서 같이 성장해야 하는 것이다. 나도 올해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저 선수들을 잘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선수들도 성장시키고 나도 성장하자는 생각이다.
A 개막을 앞두고 팬들에게 한 마디
Q 운동장에 직접 오셔서 선수들한테 큰 힘이 되어주시면 좋겠다. 경기장에 오시는 팬들이 우리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큰 힘이 된다. 선수들하고 준비 잘해서 팬분들이 즐거워할 수 있게 하겠다.
김금덕 기자 jbnews2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