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척박한 섬 환경서 살아남은 ‘메귀리’ 기후변화 이겨낼 단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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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척박한 섬 환경서 살아남은 ‘메귀리’ 기후변화 이겨낼 단서 제공

메귀리의 유전 다양성 확인 및 지역별 차이 규명, 유용 식물의 보전 기초 자료로 활용 기대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척박한 섬 환경서 살아남은 ‘메귀리’ 기후변화 이겨낼 단서 제공
[정보신문 = 남재옥 기자]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관장 박진영)은 기후변화 속에서 식물이 어떻게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남는지 알아보기 위해 서남해안의 야생귀리인 ‘메귀리’를 연구한 결과, 지역마다 독특한 유전적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식물이 기후변화와 같은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에서 살아남으려면 ‘유전 다양성’이 높아야 한다. 유전 다양성이란 같은 종이라도 개체마다 가진 유전 정보가 다양한 정도를 말하는데, 이 정보가 다양할수록 그중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하는 개체가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귀리는 우리가 흔히 먹는 오트밀의 원료가 되는 곡물로, 건강식과 다이어트 식품으로 익숙하다. 연구진이 많은 식물 중 귀리에 주목한 이유는 귀리가 영양이 풍부해 세계적으로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중요한 작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귀리 종류가 많지 않아 유전 다양성이 부족한 상태이며, 이로 인해 대부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만약 귀리의 유전 다양성을 높일 수 있다면, 우리나라 환경에 더 잘 맞고 병해충에도 강한 새로운 품종을 만드는 품종 개량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다양성을 찾기 위해 연구진은 귀리의 야생 근연종인 메귀리를 연구했다. 메귀리는 재배하는 귀리와 유전적으로 매우 가깝지만 산이나 들에서 자라는 야생 근연종이다. 야생 근연종은 재배작물과 달리, 바닷바람이 세고 땅이 척박한 섬 지역 등 극한의 환경에서도 스스로 살아남아야 했기에 훨씬 더 다양하고 강인한 생존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연구진은 목포, 진도, 군산 등 서남해안 8개 지역에서 메귀리를 수집하여 최신 유전자 분석 기술(GBS)로 조사한 결과, 총 20,836개의 유전적 변이(단일염기다형성, SNP)를 발견했다.

분석 결과 서남해안 메귀리는 크게 두 개의 유전 그룹으로 나뉘었는데, 특히 진도 지역의 메귀리는 다른 지역과 구분되는 유전적 특성을 나타냈다. 또한 식물의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인 종자 저장단백질을 분석했을 때도 지역별로 차이가 나타났는데, 이는 그 지역의 환경과 기후가 식물의 성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야생 식물을 조사한 것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가 더워지거나 날씨가 변하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귀리 품종을 개발하는데 귀중한 유전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유전자원연구부 서혜민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 속 생물자원이 적응하는 다양한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 유전 정보를 확보한 사례로, 우리나라의 생물다양성 보전 정책 기반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 연구 결과는 2025년 10월 국제 학술지(BMC Plant Biology)에 게재됐다.



남재옥 기자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