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제주지역 조기발병 치매환자 및 부양가족에 대한 정책지원 방안 연구보고서 발간 |
이번 연구는 조기발병 치매(Early-Onset Dementia, EOD)의 지역별 특성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제주도 차원의 맞춤형 정책과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근거를 확보하고자 추진됐다.
조기발병 치매는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치매로, 노인성 치매와 달리 아직 경제활동이 활발한 중년기에 발생하여 환자 본인과 가족 모두에게 생계 단절과 돌봄 부담 등 큰 어려움을 초래한다. 특히 초기 증상이 갱년기 우울증 등으로 오인되어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고, 노인성 치매에 비해 진행 속도가 빠른 특성이 있다는 점에서 조기발견과 체계적인 지원의 중요성이 크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2023년 기준 제주지역 조기발병 치매상병자는 702명으로 전체 치매상병자의 5.7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조기발병 치매환자는 116명으로 전체의 0.94%에 불과하여, 상당수 조기발병 치매환자가 아직 공적 관리체계 밖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지역 치매안심센터 6개소에 등록된 조기발병 치매환자 보호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기발병 치매환자의 평균 발병 연령은 56.8세였으며, 발병 전에는 자영업(21.4%)과 전업주부(21.4%) 비율이 다소 높았으나 발병 후에는 직업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제주지역 조기발병 치매환자는 전국에 비해 중증도가 높고, 돌봄 기간이 더 길며, 관련 서비스 이용률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역 조기발병 치매환자의 장기요양등급 분포를 살펴보면 3등급·4등급 비율이 전국보다 높아, 상대적으로 중증 환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평균 돌봄 기간은 52.9개월로 전국 평균보다 3.5개월 길었으며, 전반적인 돌봄 부담은 5점 만점에 3.74점으로, 높은 부담 수준을 보였다.
조기발병 치매 관련 서비스 이용 경험이‘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0%에 그쳤으며, 이용하지 않은 이유로는 환자 거부감(30%), 이용 필요성 인식 부족(20%), 경제적 부담(18%)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제주지역 조기발병 치매환자와 가족을 위한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조기발병 치매에 특화된 공적 지원과 서비스 연계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에 연구진은 조사 결과와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토대로 △조기 진단 및 의료–상담 연계 강화 △맞춤형 비약물 프로그램 및 재활 서비스 확충 △일자리 및 고용 지원체계 구축을 통한 사회참여 확대 △가족 돌봄부담 경감을 위한 심리사회적 지원 강화 △치매친화적 지역사회 환경 조성 및 제도적 기반 강화 등 5개 정책 영역 11개 세부 과제를 제안했다.
연구책임자 정여진 선임연구위원은 “조기발병 치매환자와 가족이 겪는 고립감, 경제적 부담, 돌봄 공백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지역 현실에 맞는 정책과 서비스 체계를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조기진단과 지역 돌봄서비스 연계를 강화해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사회가 함께 돌보는 치매친화적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재옥 기자 jbnews2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