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립 20주년 기념 제20회 창작공동체우리展 탐라순력 2025-고산(高山) |
2025년도 주제는 특정 지역을 선택하여 지역의 역사와 문화, 자연환경과 생태 환경 등을 탐색하면서 작품으로 승화시켜 보고자 하여 전시 제목을 ‘창립 20주년 기념 제20회 창작공동체우리展 탐라순력 2025-고산(高山)’이라고 정하였다. 예술가로서 진정한 탐라순력의 본질성을 찾기 위해 고산(高山)지역의 예술인, 지역민들과의 소통과 교류를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진행하고자 한다. ‘고산(高山)’은 소외되고 가장 멀게 느껴진 지역이다.
1부: 제주특별자치도문예회관 제1전시실/2025. 4.19.(토)~4. 24.(목), 2부: 느린사진관(제주 고산리)/2025. 4. 26.(토)~4. 30.(수)으로 릴레이 전시를 진행한다. 참여 작가는 강동균, 고경대, 김양임, 김연숙, 김용주, 김영훈, 김현숙, 김현정, 박금옥, 서승환. 송묘숙, 양계실, 예미킴, 오기영, 유종욱, 전영실, 정형준, 조윤득, 홍진숙, 홍린 등 20명이며, 서양화, 한국화, 미디어 아트, 사진, 도예, 조각 등 38점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고산지역을 재발견하고 문화의 향유를 통한 지역의 활성화와 새롭게 지역을 바라보면서 2025년의 제주의 고산을 예술가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전시와 지역민과의 교류 및 과거 사진을 통한 전시로 오늘의 고산을 재조명하는데 의미가 있다.
고산리 일대에는 제주도에서 보기 드문 낮고 평평한 평야 지대가 펼쳐져 있으며, 용천수가 해안을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마실 수 있는 물이 풍부해서, 신석기 시대 이후 사람들이 살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만여 년 전 빙하기가 끝나고, 한반도의 모습이 현재 지형으로 바뀌는 시점에 제주도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신석기 시대 유적이 등장하게 된다. 바로 고산리 유적이다. 고산리 유적은 1998년 사적 제412호로 지정되었다.
고산은 제주의 가장 서쪽에 위치하며 용의 머리라고 생각했고, 용의 꼬리는 종달리로 이어진다는 신화적인 해석을 하고 있다. 서쪽으로 뾰족하게 나와 있어서 거친 파도를 피해 표류하던 사람들이 도착할 수 있었던 곳이다. 김대건 신부의 표류를 기념하는 성당이 있다. 지형적 위치로 인해 타문화와의 교류가 많았던 곳으로 추정된다.
수월봉 해안은 지질학 연구에서 화산쇄설층(천연기념물 제513호)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제주의 지질층을 연구할 수 있는 지질 교과서로 알려져 있다. 화산의 형성과정과 현재 변화하는 상태에 대한 관심은 가지고 보호하는 태도로 예술가는 작업을 통하여 세상 사람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
창작공동체우리는 조선시대 이형상 목사의 ‘탐라순력도’ 그림에 대한 연구에서 출발하여 현재 제주의 자연과 사람들, 역사와 문화, 지질과 풍토에 대한 답사와 연구를 통해 시각적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미술 단체입니다. ‘탐라순력도’에서 당시 제주 사람들의 생활 모습과 사람들, 그리고 자연에 대하여 표현한 것을 보면서 지금의 우리들은 과거 제주의 모습을 상상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현재 ‘우리들의 삶은 어떻게 미래로 이어질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됩니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제주를 어떻게 해석하고 기록하고 있을까요? 첨단의 기술로 기록하고 어딘가에 저장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형상 목사 시대에 탐라순력도를 그렸던 그 예술가를 생각하면서 현재의 작가들은 현재의 기록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까? 에 대하여 고민을 이어가게 됩니다.
창작공동체우리는 20주년을 맞이하여 제주시내에서 가장 멀고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고산 지역을 탐방하고 조사하는 일부터 시작하였습니다. ‘고산’은 제주에서 가장 서쪽으로 툭 튀어나온 지형으로 바람이 가장 쎄고 풍랑을 만난 배들이 입도하기 좋은 지형이라서 표류하던 배들이 먼저 닿아 표류의 기록들이 많이 있습니다. ‘고산’은 제주 시내에서 가장 먼 곳으로 느껴지고, 고산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외진 지역입니다. 창작공동체우리 작가들은 고산 지역을 2회에 걸쳐 답사하였는데, 고산에서 화산 지질을 탐사하였고, 차귀도로 가는 뱃길에서 바다와 섬이 어우러지는 원시적 풍경을 만나 환호성을 지르기도 하였습니다.
차귀도를 걸으며 언제부터 무인도가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그곳의 마지막 주민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신석기 유적터에서 신석기 유적지를 걸었고 1만년 전 사람들이 만들었던 토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탐라순력도에서 과거의 예술가를 만나듯 고산 신석기 유적터에서 1만년 전 제주도 땅에 사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과 머나먼 과거와의 연결감을 느껴보는 경험이었습니다. 이외에도 수월봉을 비롯하여 해안가 마을 용수리에 위치한 김대건신부 표착기념관을 찾을 수 있었고 제주가 표류하는 사람들이 오고 가는 땅임을 확인하였습니다.
고산 시내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요즘 고산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고산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치 외국 여행을 온 듯하였습니다. 작가로서 자신의 사는 지역을 찾아 걸어보고 과거의 기록들을 찾아보는 일은 곧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작공동체우리 작가들이 자신이 사는 지역에 애정을 가지고 계속 탐구하고 작업으로 이어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김금덕 기자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