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시점 논란, 신중론과 전략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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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시점 논란, 신중론과 전략 사이

남재옥 정보신문 대표
[정보신문]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통합 논의가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양당의 통합은 야권 재편이라는 측면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 사안이지만,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민주당이 통합 논의를 선거 이후로 미루려는 가장 표면적인 이유는 ‘안정적인 선거 관리’로 요약된다.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당대당 통합이 급격히 추진될 경우 공천 과정의 혼선이나 내부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후보 조정, 조직 정비, 정책 노선 조율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점에서, 선거를 차분히 치른 뒤 논의를 이어가자는 판단은 일정 부분 현실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또한 통합이 단순한 형식적 결합이 아니라 장기적인 정치 지형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이라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지지층 구성과 정당 정체성, 향후 지도체제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만큼 충분한 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 역시 설득력을 갖는다. 이런 맥락에서 ‘지방선거 이후’라는 시점은 일종의 완충 기간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러한 결정이 정치적 유불리를 염두에 둔 선택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통합이 가져올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파장을 저울질한 끝에, 선거 전에 무리한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쪽이 더 안정적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선거를 앞둔 정당이 위험 부담이 큰 결정을 미루는 사례는 과거에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쪽 해석이 더 타당하든 분명한 사실은, 통합 논의가 단순한 일정 조정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시점 자체보다도 통합이 어떤 방향으로 추진되고, 이후 정치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느냐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정당 간 이해관계보다 정치 개혁과 정책 경쟁이 우선되는 모습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결국 통합 연기 결정이 신중한 접근인지, 혹은 전략적 선택인지는 앞으로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이다. 지방선거 이후 재개될 논의가 보다 투명하고 성숙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때, 이번 결정에 대한 평가도 보다 객관적으로 내려질 수 있을 것이다.

정치적 판단에는 언제나 여러 계산이 따르지만, 그 결과가 국민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임은 변함이 없다.
남재옥 기자 jbnews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