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림, 숲을 가꾸는 일에서 미래를 키우다

서귀포시 공원녹지과 산지경영팀장 이형희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2025년 11월 09일(일) 13:09
서귀포시 공원녹지과 산지경영팀장 이형희
[정보신문] 1977년 11월 5일, 제1회 육림의 날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자연보호 범국민운동 궐기대회가 열렸다. 이날의 대회는 숲과 나무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자연 보호가 선택이 아닌 국민 모두의 의무임을 다시금 각인시킨 뜻깊은 전환점이었다. 수많은 국민이 함께한 그날의 열기는 단순한 기념행사를 넘어,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삶의 방향을 제시한 순간이었다.

이후 시대의 변화에 따라 1989년 12월 30일 육림의 날은 폐지되고, 육림주간(11월 첫째 주, 7일간)이 새롭게 제정되었다. 1995년부터는 숲가꾸기 기간이 11월 한 달 동안으로 확대되어,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숲 보호와 관리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숲가꾸기’란 숲이 건강하고 우량하게 자라도록 생육 단계별로 돌보는 일이다. 풀베기, 어린나무가꾸기, 가지치기, 솎아베기 등 다양한 과정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는 단순히 나무를 관리하는 일이 아니라, 숲의 생명을 돌보고 자연과의 균형을 지키는 일이다.

흥미롭게도 숲을 가꾸는 일은 아이를 키우는 일과 닮아있다. ‘풀베기’는 어린나무의 성장을 방해하는 풀을 제거하는 일로, 아이가 자라면서 부정적이거나 위험한 영향을 덜 받도록 돕는 것과 같다. ‘어린나무가꾸기’는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과정으로, 아이에게 좋은 교육과 경험을 제공해 올바른 가치관과 성품을 기르는 일과 통한다. ‘가지치기’와 ‘솎아베기’는 숲의 성장을 방해하는 부분을 다듬는 작업인데, 이는 아이의 잘못된 습관이나 태도를 고쳐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일과도 닮았다.

이처럼 숲가꾸기와 육아는 모두 지속적인 관심과 돌봄, 그리고 기다림이 필요하다. 숲이 울창하고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듯, 아이 또한 꾸준한 사랑과 교육, 돌봄 속에서 성장한다. 숲가꾸기가 숲을 건강하게 키우는 과정이라면, 육아는 아이를 바르고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여정이다. 두 과정 모두 성장의 가치와 인내의 의미를 일깨워준다.

숲은 우리 삶의 터전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소중한 자산이다. 1977년 제정된 육림의 날은 단순히 나무를 심는 날이 아니라, 숲을 지속적으로 가꾸고 지켜야 한다는 국민적 약속의 상징이었다. 이후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그 정신은 사라지지 않고, 육림주간과 숲가꾸기 기간을 통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숲가꾸기는 오늘의 나무 한 그루를 넘어 내일의 건강한 숲과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우리가 지금 손길을 더하는 한 그루의 나무, 한 조각의 숲이 훗날 우리 아이들의 삶을 지탱할 산소와 그늘이 될 것이다.

이제 11월 숲가꾸기 기간을 맞아, 우리는 다시 한번 육림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나무를 심는 데서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숲을 돌보고 가꾸는 일에 온 국민이 함께 참여할 때, 우리의 숲은 더욱 푸르고 건강한 생명의 터전으로 거듭날 것이다. 푸른 숲을 가꾸는 일은 곧, 우리 미래를 가꾸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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