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바 대신 양산 서귀포시 문화예술과 문화도시조성TF팀장 정찬우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
2025년 07월 09일(수) 10:41 |
![]() 서귀포시 문화예술과 문화도시조성TF팀장 정찬우 |
비가 올땐 우산을 잘 챙기지만 햇볕이 뜨거울 땐 그대로 맞는다. 썬크림을 바르거나 챙이 넓은 모자를 쓸 때도 있긴 하지만 왜 양산은 들지 않을까? 양산은 마치 여자들의 전유물이 된 것처럼 느껴진다.
남자직원에게 양산을 쓰라고 권했더니 양산은 있지만 아직 쓰고 다니는 남자가 적어서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아직도 남자가 양산을 쓰면 이상한 것으로 치부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남아 있는 것 같다.
중고등학교 시절 친구들끼리 우스갯소리로 `남자가 갑바가 있지'란 말을 자주 쓰곤 했다. 여기서 갑바란 남자의 큰 가슴 근육(대흉근)을 의미하는 은어다. `남자라면 이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성역할에 대한 편견이 포함된 표현이기도 하다.
이런 표현은 남자라면 당연히 대담함과 용기, 남자로서의 체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들어 그렇지 못할 경우 정상에서 벗어난 것처럼 여겨지게 한다. 이런 편견은 사회적 변화를 저해하고,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도 제한할 수도 있다.
최근 몇 개월 만에 만난 지인의 얼굴에 흉터가 있어 물었더니 피부암이 생겨서 떼어냈단다. 뉴스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한국인의 피부암 발생률이 7배나 증가했다는 연구도 있었다.
지속적인 자외선 노출이 피부 노화 유발과 DNA를 손상시켜 발암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피부암 발생자 수는 남자 14,746명, 여자 13,068명으로 남자가 1,678명 더 많다고 한다. 구릿빛 피부를 좇기보다 생존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최근 사회는 다양한 분야에서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후위기를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기록적인 폭염에 양산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기후 위기의 시대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남자들이여 양산을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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