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성실, 공직자의 또 다른 청렴

서귀포시 안덕면 주무관 김경석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2025년 06월 23일(월) 10:20
서귀포시 안덕면 주무관 김경석
[정보신문] 누군가 눈을 비비며 일어나기 시작하는 아침 7시. 면사무소 당직 근무자로서 의무를 다하기 위해 마지못해 부스스한 머리 상태로 청사 문을 개방하고, 불을 켜기 시작한다. 그러다 보면 조금 시간이 지나,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청사 내 적막을 깨는 목소리와 함께 가로청소 근로자 선생님들이 출근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어느덧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면에서 생활환경 분야 업무를 수행하며, 한 달 세 번 당직 근무 때마다 이런 풍경을 보고 있으면 많은 생각이 들게 된다. 처음 근무를 시작했을 때, 동네 사람이 알아보고 쓰레기 주우러 다닌다고 소문나서 창피했다고 하신 근로자 선생님. 누군가 도로변에 몰래 버린 음식물 쓰레기에 헛구역질을 참고, 작업복에 묻어가며 겨우 치우셨다는 근로자 선생님.

어제 누구보다 열심히 보람차게 청소했던 거리지만, 누군가 버린 쓰레기로 다시 지저분해진 거리를 실망과 함께 다음날 또다시 청소했던 근로자 선생님. 이런 일이 매일 반복되지만, 누구도 그렇게 하라고 하지 않았음에도 이른 시간 가로청소 근로자 선생님들은 면사무소 홀에 모여 앉아 그날의 업무를 마음에 새긴 채 오늘도 현장으로 향하신다.

세상에는 눈부신 성과나 화려한 조명을 받지 않아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에, 그것이 자신의 소임이기에 말없이 움직이시는 분들이 많다. 공직자로서의 청렴에 대해 떠올리면 금품 수수나 향응을 받지 않는 것이라 쉽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성과가 나오고 주목을 받는 업무만 하고 싶은 마음, 꺼려지고 힘든 업무보다는 편한 업무를 하고 싶은 마음. 이런 탐욕을 이겨 내고, 힘들고 짜증나고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일이지만 맡은 바에 충실히 업무에 임하는 꾸준한 모습이야말로 또 다른 의미의 청렴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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