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실천에서 시작되는 큰 청렴 서귀포시 동홍동 주무관 송영건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
2025년 05월 13일(화) 10:16 |
![]() 서귀포시 동홍동 주무관 송영건 |
사전적으로 청렴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의미한다. 즉,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공정하게 수행하고, 사적인 이익에 흔들리지 않으며, 투명하게 일하는 자세를 말한다. 이는 단순한 도덕적 미덕이 아니라, 공직을 수행하는 데 있어 기본이자 출발점이다.
역사 속에서도 우리는 청렴을 몸소 실천한 인물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오늘 우리가 다시금 되새겨볼 인물은 조선시대의 청백리, 이약동이다. 그는 15세기 후반, 3년간 제주목사로 재임하면서 공물과 세공을 감면해 백성의 고통을 덜어주는 애민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그보다 더 빛나는 점은 그의 청렴이 작은 것 하나에도 철저했다는 점이다.
그가 임기를 마치고 육지로 돌아가던 날, 말을 타고 나루터로 향하던 중 손에 쥐고 있던 말채찍이 관아의 물건임을 깨닫고는 다시 되돌아가 그것마저 관아에 돌려놓고 길을 떠났다고 한다. 그 말채찍은 제주 성루에 오랫동안 걸려 있었고, 시간이 지나 부패하자 도민들은 이를 기념해 그 모양을 돌에 새겨 ‘괘편암’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약동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전한다. 청렴은 거창한 선언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말채찍 하나조차 사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작은 실천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그런 실천이 쌓여 진정한 신뢰와 존경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청렴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회가 복잡해지고 공공에 대한 신뢰가 더욱 중요해진 지금, 청렴은 단순한 개인의 자세를 넘어 사회 전체를 지탱하는 기둥이 된다. 국민은 공직자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업무를 수행하기를 기대하며,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곧 공직자의 책임이다.
청렴은 한 사람의 양심에서 출발하지만, 그것은 조직의 신뢰를 만들고, 지역사회의 품격을 높이며, 결국 국가의 미래를 지켜내는 밑거름이 된다. 과거 제주에서 청렴을 실천한 이약동처럼, 오늘의 우리도 작은 것 하나라도 탐하지 않고, 맡은 바 소임을 투명하게 해낸다면, 그것이 곧 제주의 청렴 정신을 이어가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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