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통해 제주가 찾는 성장의 기회

서귀포시 기초자치단체설치준비지원단 주무관 서종범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2024년 12월 12일(목) 10:27
서귀포시 기초자치단체설치준비지원단 주무관 서종범
[정보신문] 초등학교 시절, 어느 날 제주도가 ‘제주특별자치도’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의미를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어린 마음에는 ‘내가 살고 있는 제주가 뭔가 더 특별해졌구나’라는 묘한 자부심이 가슴 한편에 자리 잡았다.

시간이 흘러, 내가 자라온 이 특별한 섬에서 공직사회의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실무수습 기간 동안 기초자치단체설치준비지원단에 합류하며, 제주도의 미래를 고민하고 방향을 찾아가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 아직 배울 것도, 경험할 것도 많은 초심자인 나에게 이 과정은 단순한 업무를 넘어 제주가 나아갈 길을 함께 모색하는 뜻깊은 시간이다.

일을 시작하며 과거 행정학 공부 중 접했던 기출문제가 떠올랐다. “제주도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법적 자치권이 없는 행정시 체제를 운영한다.” 단순히 수험서 속 한 줄로만 여겼던 이 문장이 현실로 다가왔다. 투표를 통해 내 의견이 반영된다고 믿었던 나는, 정작 도민으로서의 참정권이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깨달음은 나에게 새로운 고민을 안겨주었다. 광역행정이라는 거대한 구조 속에서, 우리 동네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기초자치권의 부재는 단순히 제도의 공백을 넘어, 제주도민의 일상과 삶의 질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실무수습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초심’의 진정한 의미이다. 초심은 단순히 시작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함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더 나은 길을 추구해야 하는 자세를 담고 있다. 이는 제주가 지향해야 할 가치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변화는 늘 불안을 동반하지만, 그 안에는 반드시 성장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지난 18년 동안 제주도는 특별자치도로서의 정체성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제는 초심으로 돌아가 제주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때이다. ‘제주형 기초자치단체’는 이러한 변화를 이끌 중요한 길이다. 이는 단순히 행정구조의 변화를 넘어, 제주가 잃지 말아야 할 초심을 되새기며, ‘제주는 특별하다’는 자부심을 미래 세대로 이어지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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