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얏나무 아래에 서 있는지 나를 성찰해 보기

서귀포시 노인장애인과 노인복지팀장 현은정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2024년 09월 09일(월) 10:12
서귀포시 노인장애인과 노인복지팀장 현은정
[정보신문]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옛이야기가 있다. 한자성어로는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이다. 이 말은 중국 <곽무천>에 수록되어 있는 작자 미상의 군자행(君子行)이라는 악부(樂府)에 있는 말이다. 군자가 행하여야 할 도리로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이 나온다. 오이밭에서 신발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 말라는 뜻으로 남의 의심을 살 만한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오얏나무는 자두나무를 말하는데 탐스럽게 익은 자두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쓰는 선비가 있다며 정말 갓끈을 고쳐 쓰고자 한 건지 몰래 자두를 따고자 했는지 다른 사람에게는 충분히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이다. 남들에게 조금도 의심을 받을 수 있는 행동을 하지 않으려는 옛선비들의 청렴한 마음가짐을 알 수 있는 격언이다.

2022년 5월부터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이 시행 중이다. 이 법은 공직자의 직무수행과 관련한 사적 이익추구를 금지함으로써 공직자의 직무수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을 방지하여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이다.

이 이해충돌방지법이 오이밭에 들어가 짚신을 다시 신지 말고,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다시 고쳐 쓰지 말라는 옛 성현들의 말을 실현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공직자가 아무리 청렴하게 업무를 수행한다고 하더라도 본인과 가족의 이해와 관계된 일이라면 그것을 바라보는 시민들은 혹시나 사적이익을 위한 일을 하고 있지 않은가 하고 의심할 수도 있다.

사전에 그런 오해를 방지할 수 있게 사적 이해관계자에 대해 신고하고 회피 신청하는 것이 시민의 행정에 대한 불신을 잠재우고 공직자의 청렴한 일처리를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공직자라면 내가 오이밭에 있는지, 혹시 오얏나무 아래 서 있는 것은 아닌지 늘 성찰해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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