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보다 먼저 살펴야 할 것, 그곳에 머무는 삶의 이유 서귀포시 대천동 주무관 한지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
| 2026년 08월 06일(목) 16:29 |
![]() 서귀포시 대천동 주무관 한지윤 |
현장에서도 긴급주거지원, 주거상향지원, 전세임대, 어르신 안심주택 등 다양한 제도를 통해 주거 안정을 돕고 있다. 하지만 복지 현장에서 마주하는 현실은 제도의 존재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 번은 오랜 기간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어르신에게 새로운 주거 공간으로의 이전을 안내한 적이 있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여러 지원 방안을 검토했지만, 당사자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처음에는 “왜 더 좋은 환경으로 옮기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상담을 이어가며 집은 단순히 머무는 장소가 아니라 오랜 시간 쌓아온 기억과 익숙한 생활 방식, 자신만의 삶의 질서가 담긴 공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새로운 공간으로의 이동은 단순한 이사가 아니라 지금까지 이어온 삶의 방식을 바꾸는 큰 변화일 수 있다.
관리비와 공과금에 대한 부담,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두려움, 과거 경험으로 형성된 타인과 사회에 대한 불신 등 주거 이전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도 다양하다.
복지는 때로 정답을 제시하는 일이 아니라, 그 사람이 변화할 수 있는 시간을 함께 기다리는 과정이기도 하다. 아무리 좋은 제도와 자원이 있어도 당사자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는다면 지속적인 변화로 이어지기 어렵다.
안전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공공의 중요한 책임이지만, 진정한 주거복지는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그 공간에서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관계를 회복하고 지역사회 안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곁에서 돕는 것까지 포함되어야 한다.
폭염 속 취약한 주거환경을 바라보며 다시 생각해본다.
“왜 저곳에서 살고 있을까?”가 아니라, “어떤 삶의 이유가 그곳에 머물게 하고 있을까?”
복지는 사람을 원하는 방향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스스로 안전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함께 걸어가는 일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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