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의 힘, 청렴

서귀포시 표선면 주무관 황은경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2026년 03월 07일(토) 19:17
서귀포시 표선면 주무관 황은경
[정보신문] 민원 창구에서 근무를 하던 중의 일이다. 한 민원인이 무인민원발급기 사용법을 몰라 도움을 청하시길래 안내해 드렸다. 민원인 분이 연신 감사하다며 음료 한 박스를 주고 가려 했다. 값비싼 물건도 아니었고, 감사의 표현이라는 것을 바로 알수있었다. 그렇기에 잠시 망설임이 스쳤지만, 정중히 사양하며 “마음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씀드렸다.

그 순간은 사소해 보일지 모르겠으나, 이런 작은 선택이 쌓여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를 만든다고 믿는다. 만약 ‘이 정도는 괜찮겠지’ 라는 생각이 반복된다면, 기준은 점점 느슨해지고 원칙은 흐려질 수 있다.

공무원은 법과 제도를 집행하는 사람이고 행정의 얼굴이다. 민원인에게는 단 한 번의 만남이 그 기관 전체의 인상을 좌우하기도 한다. 그래서 더욱 공정한 절차, 투명한 설명, 사적인 이해를 배제한 판단이 중요하다. 청렴은 특별한 상황에서만 요구되는 덕목이 아니라, 일상의 친절과 안내 속에서도 드러난다.

청렴은 때로 불편하고 어색한 선택을 요구한다. 그러나 그 올바른 선택은 결국 나 자산을 지키고, 동료를 지키며. 조직 전체를 지키는 길이 된다. 작은 음료 한 박스를 사양한 그날의 경험은 청렴이 결코 추상적인 가치가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실천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었다.

공직자의 청렴은 거창한 결심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책상 위에 놓인 작은 물건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전화 한 통의 부탁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와 같은 사소한 순간에서 출발한다. 그 작은 선택들이 모여 신뢰를 만들고, 그 신뢰가 곧 행정의 힘, 청렴이 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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