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산의 봄을 여는 간절한 염원, 마을포제(酺祭)를 맞이하며 서귀포시 성산읍 주무관 최혜란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
| 2026년 02월 17일(화) 20:56 |
![]() 서귀포시 성산읍 주무관 최혜란 |
매년 음력 정월, 마을의 평안과 주민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치러지는 포제는 단순한 종교적 의식을 넘어 제주 공동체 문화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유교적 제례 형식을 띠면서도 마을 수호신에게 안녕을 비는 토속 신앙이 결합된 이 독특한 문화는, 오랜 세월 거친 자연환경 속에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온 제주 사람들의 지혜와 결속력을 보여준다.
올해도 어김없이 성산읍 관내 여러 마을에서는 정성스레 선출된 제관들이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고, 제를 올릴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19일을 기점으로 봉행되는 이번 포제에는 마을의 리더인 이장님을 비롯해 원로와 청년들이 한데 모여 제물을 마련하고 축문을 쓴다.
현대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이웃 간의 왕래가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마을의 안녕(安寧)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남녀노소가 머리를 맞댄다. 엄숙한 제례가 끝난 후 음복을 나누며 마을의 대소사를 논의하고 서로의 덕담을 나누는 풍경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수눌음’ 정신의 살아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공직자로서 현장을 다니다 보면, 마을포제가 갖는 진정한 힘을 느낄 때가 많다. 그것은 단순히 복을 비는 기복(祈福) 행위를 넘어, 세대 간의 소통을 이끌어내고 주민 화합을 다지는 단단한 구심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관광 1번지이자 농수축산업의 중심지인 우리 성산읍에서, 올 한 해 풍년과 풍어를 기원하고 재해 없는 안전한 마을을 염원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다.
오는 19일부터 타오를 향불과 함께, 성산읍의 모든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깃들기를 소망한다. 아울러 전통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각 마을 제관들과 주민들의 노고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마음으로, 마을포제가 지닌 상생의 정신이 우리 성산읍의 밝은 미래를 여는 동력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