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창구에서 다시 깨달은 친절

서귀포시 남원읍 주무관 이가희

정보신문 jbnews24@naver.com
2026년 01월 29일(목) 13:33
서귀포시 남원읍 주무관 이가희
[정보신문] 공무원으로 임용되어 생활한 지도 수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부서에서는 다양한 단체의 보조사업과 시설 운영 등 각종 사업 업무만 담당해 왔다. 그래서인지 이번 인사이동을 통해 처음 민원대 자리에 앉게 되니 업무 환경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내부에서 예산과 업무보고, 보조자료 등 이른바 ‘페이퍼 행정’ 작업을 중심으로 업무를 해왔던 나의 시선이, 민원인의 표정과 목소리, 감정으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처음 마주한 민원대 업무는 아직도 미숙했고, 다시 신규 직원이 된 기분이었다.

읍면동 주민센터는 행정의 최일선이자 주민이 공공서비스를 가장 먼저 체감 하는 곳이다. 주민들은 민원 창구를 통해 행정을 경험하고, 그 경험을 통해 공무원과 행정 전반을 평가한다. 사업 업무를 할 때에는 예산과 사업 성과를 중심으로 생각했다면, 민원 창구에서는 민원인과 소통하는 과정과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게 된다.

민원 창구를 찾아오는 주민들의 민원은 다양하다. 특히 주민 생활과 밀접한 복지·환경·산업 분야와 관련된 민원이 많은 편이다. 유튜브를 보고 찾아오시는 분도 있고, 행정 절차에 답답함을 느껴 감정이 격해진 상태로 방문하시는 분들도 있다. 사업 업무를 담당했을 시절에는 민원이 전화로만 느껴졌다면, 민원 창구에서는 그 민원이 ‘사람’으로 다가온다. 이때 눈맞춤과 말투 하나가 민원의 흐름을 좌우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배우게 되었다.

인사이동 한 지 일주일째, 아직 업무가 익숙하지 않아 주민의 민원에 잠시 망설이거나 지침을 다시 읽고 다른 부서에 확인하는 순간들이 있다. 그럴 때마다 빠른 처리보다 정확한 처리가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친절한 태도임을 느낀다. 친절은 단순히 빠른 업무 처리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책임감 있게 응대하려는 자세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민원 창구에서 새삼 깨닫게 된다.

물론 모든 민원이 좋게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같은 설명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하고, 귀가 어두우신 분께는 목소리를 높여 안내해야 하며, 규정상 불가능한 사항을 설명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유를 차분히 설명하고, 민원인의 사연에 공감하며, 가능한 방법을 함께 고민하려는 노력이 민원인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린다.

오늘도 민원 창구에 앉아 친절의 의미를 다시 생각한다. 작은 배려와 공감이 쌓여 주민과 행정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행정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이 자리에서 새삼 깨닫고 있다. 앞으로도 책임감 위에 친절을 더하는 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다잡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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