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성보박물관, 지리산 품에 머무는 현윤애 작가 《다정히 엿보다-시절인연》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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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화엄사성보박물관, 지리산 품에 머무는 현윤애 작가 《다정히 엿보다-시절인연》 개최

화엄사의 사계절과 함께 그려낸, 보이지 않는 인연의 결을 다정히 따라가는 그림 이야기
한 장의 풍경 너머, ‘다정히’라는 형용사가 지닌 시선을 새롭게 일깨워주는 전시

화엄사성보박물관, 지리산 품에 머무는 현윤애 작가 《다정히 엿보다-시절인연》 개최
[정보신문 = 남재옥 기자] "인연의 결을 따라, 시절인연"
구례 지리산에 자리한 화엄사성보박물관에서 2025년 연말, 따뜻한 시선으로 지역과 사람, 풍경을 담아온 화가 현윤애의 그림전시 《다정히 엿보다–시절인연》을 개최한다.

2025 화엄사성보박물관 초대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12월 9일부터 2026년 1월 11일까지 진행되며, 겨울 산사의 고요한 정취 속에서 삶의 순간을 다정히 포개어 담아낸 작가의 원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마음을 잠시 멈춰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면, 보이지 않던 풍경조차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작가는 그런 순간을 포착한다. 단순한 구조물이나 경관이 아니라, 화엄사의 결을 가장 온전히 드러내는 자리를 찾아내고, 그 자리에 머문 시선과 마음까지 그림에 담아낸다. 그곳은 풍경이기도 하고, 태도이기도 하다.

화엄사의 시간과 공간, 그 틈을 가장 조용히 비추는 자리를 알아차리고, 그곳에 스며든 마음을 다정히 담아 낸 풍경. 화엄사가 전하는 계절의 시간 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아도 오고 가는 인연들이 자연의 숨결처럼 조용히 흐른다. 그림 속 풍경에는 머무는 이 하나 없어도 따뜻한 온기가 스며 있고, 그 남겨진 자취들은 삶의 결을 조용히 이야기한다.

그리고 얼마나 빨리, 얼마나 멀리가 아닌 ‘느긋이 물러서서 바라보는 시선이 우리의 마음에 균형과 조화를 기억하게 하는 일이라는 것’이 바로 길 위에서 얻은 삶의 지혜라 말한다.

작가는 “지리산 자락에서 마주한 다정한 풍경과 이웃의 마음은 늘 작가의 삶을 지탱해 주었다. 그 따뜻한 기억들이 스케치북에 한 장 한 장 쌓여, 그림이 되었다”며 일상의 풍경 속에서 피어난 인연들을 조용한 시선으로 포착해 왔다.

‘추운 겨울에도 송림은 푸르고 사사자삼층석탑이 서 있는 언덕에서 화엄사를 바라보며 고요에 잠긴다. 지나간 과거의 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나, 현재의 나를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이 감사하다. 이제 먼 길을 찾아온 다정한 벗들과 소중한 시절인연을 함께 나누고 싶다.’
- 현윤애 작가노트 중, 2025

한편, 전시를 기획한 심지혜 학예사는 “이번 전시는 ‘한 해 한 해 시간을 더해 살아간다는 건, 결국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하는 작가의 생각을 담아 ‘다정히’라는 형용사가 지닌 시선을 새롭게 일깨워준 전시이며, 하얀 눈이 소복이 내려앉은 화엄사의 풍경과, 곰살 맞은 눈으로 담아낸 작가의 온기를 온전히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한다.

12월 12일 금요일 오후 3시에는 작가와 직접 만나는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으며, 지난 5월 주프랑스한국문화원 특별전 『제주, 바다와 함께 살다』에 초청되어 소개된, 제주 올레길에서 만난 풍경과 인연을 담은 작품 일부도 이번 전시에서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남재옥 기자 jbnews24@naver.com